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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 전하!”

청양은 스타토토사이트 안으로 들어왔다.


“무슨 롤토토사이트.”

화려는 롤베팅 넘기면서 쳐다보았다.

청양은 그 롤배팅 모습을 보자 기가 막혔다. 스승이 죽으러 갔을지도 모른다는데, 아주 여유로우시구나!

청양은 스타베팅 무심하다고 말하려다가, 화려가 책을 뒤집어 보고 있는 걸 눈치챘다.

화려는 롤드컵토토 시선을 느끼자 눈살을 찌푸리더니 책을 아예 내려버렸다.


“얼른 롤토토.”

“전하. 스타토토 드문 곳을 다 찾아 돌아다녔지만 이국사를 찾지 못했습니다.”

“제대로 홀덤사이트 게 온라인홀덤.”

“그럼요. 홀덤사이트 외모가 온라인홀덤 눈에 띄지 않습니까. 인상착의로도 물어보고, 얼굴을 가린 사람에 대해서도 물어보고, 하여튼 풀 수 있는 사람을 다 풀었지만 이국사를 못 찾았습니다. 혹시 어디 산 같은 데 들어가신 걸까요?”

청양은 초조하게 화려를 쳐다보았다.

그때 문밖에서 운귀가 말했다.


“전하. 송 공공이 전하를 모시러 왔습니다.”

청양은 얼른 곁방 안으로 숨었다.

화려는 문을 열고 나갔다.

송 태감이 운귀 뒤쪽에 난처한 얼굴로 서 있다가 얼른 인사를 올렸다.


“13황자 전하를 뵙습니다. 폐하께서 전하를 모셔오라고 하셨습니다.”

화려는 황제가 왜 자신을 부른 건지 얼핏 짐작했다. 하지만 거부할 수 없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서 계단을 내려갔다.


“가지.”

송 태감은 걸어가는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거의 다 도착해서야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전하. 요 이국사는 찾으셨습니까?”

황제가 요요화에 관한 일로 그를 찾았으리란 짐작은 맞나 보다. 송 태감은 돌려서 알려주는 것이다.


“아니.”

“어디 가셨을까요.”

황제의 서재 앞에 도착하자 자연스럽게 대화가 끊어졌다.

송 태감이 문을 열어주자 화려는 서재 안으로 홀로 들어갔다.

세 걸음 들어서자마자 무언가가 날아왔다.

벼루였다. 벼루는 둔탁한 소리를 내며 문을 뚫고 나갔다.

화려는 힐긋 뚫린 문풍지를 보고서 다시 황제를 쳐다보았다.

황제는 책상에 한 손을 짚고 일어나 있었다.


“요요화가 죽었단 소식이 사실이냐.”

황제는 자리에 앉자마자 돌리지 않고 물었다.

요 가주가 황제에게까지 말한 건가.


“아닙니다.”

사실은 그도 답을 알진 못하지만 화려는 바로 부인했다.


“그래? 요 가주의 말은 다르던데.”

“장녀에 대한 일이다 보니 조급해졌나 봅니다.”

“멍청한 놈!”

황제는 쾅 소리가 나게 책상을 내려쳤다.


“요요화는 네 스승이다. 자기 사람 하나 제대로 챙기지 못해서 너 때문에 자결했느니 어쩌니 하는 소리가 나오게 해?! 영리한 줄 알았더니 멍텅구리로구나!”

화려는 눈도 깜짝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이 점점 흐려지고 있었다.

황제의 귀까지 들어갈 정도면 요 가주는 정말로 자기 딸이 자결하러 갔다고 여기는 건가.

스승이 그 정도로 심상치 않은 분위기로 떠나버린 건가. 스승이 정말 죽으러 가기라도 한 건가.

매번 그를 배신하던 그 박쥐가 죽으란 지시도 아니고 그냥 눈앞에서 떠나란 지시를 내렸을 뿐인데 자결하러 갔다고?

내내 별일 아닐 거라고 여기던 마음에 드디어 커다란 금이 갔다. 화려는 뒤늦게 무언가 잘못되었단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 * *

아주 즐겁구먼! 수왕현 축제에 갔다가 지왕주도 축제에 갔다가 토왕성에서 가장 유명한 절 토호사에 갔다가 운왕중주에 있는 단풍 축제에 들러서 색색깔 단풍을 바구니에 주워 담고 있자니 어깨가 다 가볍다.

세상엔 즐거운 일들이 많구나!


　
궁전만큼 화려한 곳은 없지만 남 눈치를 보면서 숨죽여 지내지 않으니 그것만으로도 숨통이 트이는 듯했다.


“그거 하얀 가루 바른 간식 뭔가? 맛있나? 열 개 싸주게.”

“설탕가루입니다. 아주 달고 맛있지요.”

그런데 단 내를 가득 풍기는 간식을 주문하고서 막 은자를 꺼낼 때였다.


“이국사?”

뒤에서 오랜만에 익숙한 직책 이름이 들려왔다. 나는 은자를 상인에게 건네면서 고개를 돌렸다.


“용 대인?”

뜻밖에도 용정이 그곳에 서 있었다. 그의 주위로는 태월 복장을 한 무인 두 명이 있고.

그 무인들은 용정이 그들에게 무어라고 작게 말하자 나를 힐긋 보더니 다른 곳으로 자기들끼리 가버렸다.

용정은 혼자서 내 쪽으로 다가오며 물었다.


“죽었다고 들었는데. 멀쩡히 살아 있군요?”

자세를 똑바로 하고 한때 13황자의 이국사다운 태도를 보이려는데, 하필 상인이 하얀 설탕 가루투성이 간식 열 개를 종이에 싸서 내게 건네준다.

그것들을 품에 안으니 냄새는 좋지만 전혀 체면이 서지 않았다.

나는 용정에게 마지못해 하나를 건네며 되물었다.


“누가 죽었단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