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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승현이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 한쪽 귀퉁이에 무언가 사람 형태로 보이는 것이 찍혀 있었다.

“저기. 저기. 저기 확대해 봐.”

승현이 화면 구석을 가리키자 장혁이 스타토토사이트 확대해 보았다.

어두컴컴한 미랑천 쪽 구석에 한 여자가 우두커니 서서 경찰을 가리키고 있었다.

“조금 더 확대.”

승현이 말했다.

장혁은 조금 더 확대했다.

그러자 여자의 모습이 조금 더 크게 보였다.

하지만 굉장히 과하게 확대를 한 탓에 화면이 무척 뭉개져 보였다.

“조금 더 밝게 가능한가?”

“네. 근데 화질이 더 깨질 거예요.”

장혁이 키보드를 몇 차례 조작하자 슬라이드처럼 롤토토사이트 조금씩 밝아졌다.

그러자 사람 형태가 더욱 뭉개져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보다 윤곽이 더 드러났다.

“대비를 조금 더 줘 봐.”

승현의 지시에 장혁이 다시 키보드를 조작했다.

다시 한번 화면 값이 바뀌자 흐릿한 사람 형태가 롤베팅 조금 더 선명해졌다.

물론 이목구비를 구분할 수는 없었다.

다만 얼굴에 검붉은 피와 청바지, 검은 상의를 입고 있다는 것 정도는 볼 수 있었다.

그렇게 마네킹처럼 서서 한쪽 팔로만 롤배팅 가리키고 있었다.

태정은 승현과 장혁 뒤에서 이 모든 걸 촬영하고 있는 상태였다.

편집실 모니터 한쪽에 가득 찬 귀신의 모습.

승현은 뒤로 한 걸음 물러나며 턱을 매만졌다.

“경찰을 가리키고 있어?”

분명 무언가 의미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 무서워.”

태정은 몸을 움츠리며 중얼거렸다.

장혁도 소름이 끼치는지 볼을 긁적이다 시선을 돌렸다.

반면 승현은 모니터 속 여성을 빤히 쳐다보았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승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

“저 여성분. 이름이 ‘예진’이랬나?”

“네.”

“내일 아침이 되면 이장님께 연락드려서 따님 연락처랑 직장 같은 것 좀 알아봐.”

“따님이요?”

“응. 저 여자가 만약 이장님 딸 귀신이면, 스타베팅 우리한테 뭘 말하고 싶은 걸 거야.”

승현이 진지한 얼굴로 답했다.

* * *

다음날.

태정은 이장과 통화 후 연락처를 받을 수 있었다.

다만 직장은 자꾸 옮기고 있고 회사 기숙사에 있는 터라 정확한 주소지는 모른다는 회신을 받았다.

심지어 최근에는 해외 몇 개국 출장을 롤드컵토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화영은 태정이 조사한 결과를 보고 롤토토 스타토토 갸웃했다.

“아니. 아무리 세상 물정 모른다고 해도 자기 딸이 어느 직장에서 일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몇년 째 통화를 못 해도 이상하다는 생각을 못 하는 게 말이 되나요?”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정말 오롯이 딸을 믿고 있고 또 주기적으로 문자메시지가 오며 뭔가 그럴 듯한 이유를 계속 대고 있다면 일단 기다려 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옛날에 다녔던 직장 정보는?”

“처음 취직한 회사는 상보제약 연구원이었다던데요?”

“상보제약. 가보자.”

승현이 부랴부랴 가방을 싸 들고 일어났다.

그러자 초코가 달려와 가방에 매달렸다.

“아유. 제약회사에 방문할 건데 고양이를 데려갈 순 없지. 장혁아. 초코 좀 잡아라.”

승현이 말하자 장혁이 달려와 초코를 안았다.

“야옹! 야옹! 야옹!”

초코가 애타게 울부짖었지만 승현과 태정, 화영은 일부러 돌아보지 않고 각자 장비를 챙겨들고 출발했다.

그렇게 방문한 상보제약.

그곳에서는 박예진이 약 3년 전쯤 퇴사한 홀덤사이트 온라인홀덤 남아 있었다.

그리고 친했던 직원을 통해 다시 취직하지 않고 고향인 구리에 가서 당분간 좀 쉴 것이라는 이야기를 남겼다고 했다.

“이거, 이거. 범인이 점점 부친인 이장님한테로 좁혀지는 느낌인데요?”

상보제약 인터뷰를 마치고 밖으로 나온 태정이 녹화를 종료하며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장이 말했던 것과 차이가 있기 때문이었다.

이곳 직원들의 말에 의하면 당분간 취직할 생각이 없다는 말.

이정이 했던 말과 완전히 상반되고 있었다.

승현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생각에 잠겼다.

귀신의 반응은 분명 이장과 경찰에게서 강렬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문자메시지.’

그러다 문득 이장이 홀덤사이트 온라인홀덤 이야기가 떠올랐다.

아직도 문자를 나누고 말에 승현은 몸을 돌렸다.

“왜요?”

태정과 화영이 승현을 보았다.

승현은 태영 저수지에서 겪었던 일과 지금까지 느꼈던 ‘귀신의 흔적’들을 바탕으로 모험수를 던져 볼 생각을 했다.

“우리 작가진들. 편집자. AD들 총 출동시켜.”

승현의 말에 화영과 태정이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

* * *

승현이 던진 모험수는 귀신이 나왔던 미랑천과 천봉터널 근처를 샅샅이 수색해 보는 것이었다.

피비린내가 난다는 건 살인 피해자 귀신에게서 나는 냄새였고 코튼향은 이장의 딸인 박예진이 좋아했던 향이었다.

그리고 이장에게 나타났던 것과 달리 경찰에게 나타났다는 점.

마지막으로 비슷한 위치에서 계속 귀신이 나타난다는 점.

거기에 황 씨 노인의 아들인 A씨가 겪었던 기현상 등등.

그 주변에 박예진의 시신이 유기되어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이건 승현이 ‘귀신의 흔적’과 여러 초자연적 현상을 통해 추측한 것이기 때문에 공권력의 도움을 받을 수는 없었다.

그러기에 승현이 할 수 있는 건 자신이 이끌고 있는 팀원들을 총동원하는 것뿐이었다.

그렇게 열 명에 달하는 [미스터리 탐사대] 제작진 전원이 총출동해 미랑천과 천봉터널 주변을 쥐 잡듯 수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무실을 지키고 있던 초코도 출동해 귀신의 흔적을 찾게 풀어 주었다.

다행히 초코는 도망가지 않고 화영과 승현 근처를 맴돌며 흔적을 찾아 다녔다.

그렇게 꼬박 반나절을 뒤진 끝에, 드디어 무언가가 발견되었다.

“꺄아아아악!”

미랑천과 가까운 갈대밭 가운데에서 화영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

“뭐야!”

승현과 태정, 장혁이 허겁지겁 그 쪽으로 달려가 보았다.

다른 작가들도 미친 듯이 그곳으로 향했다.

캬아아아악 캬아아아악

화영은 머리를 감싼 채 쪼그려 앉아 있었고, 초코는 어느 한쪽을 보고 거세게 하악질을 하고 있었다.

“뭐야!”

승현이 묻자 화영이 갈대 안쪽, 물가를 가리켰다.

“초코가 이쪽으로 달려와서 따라왔는데-”

화영이 굉장히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승현은 카메라를 들고 있는 태정에게 따라오라는 손짓을 한 후, 화영이 가리킨 갈대밭 쪽으로 다가가 보았다.

스윽

갈대를 옆으로 치우자 미랑천 물가가 고스란히 보였다.

그리고 그곳에는 비닐과 랩에 칭칭 감긴 채 물에 반쯤 잠겨 있는 백골이 발견되었다.

청바지에 블라우스, 하얀 티를 입은 변사체였다.

“다들 못 보게 해.”

승현이 시신에 시선을 꽂은 채 말했다.

“다들 물러서. 다들. 경찰에 신고하고.”

장혁은 몰려오고 있던 작가들에게 물러나라는 손짓을 하며 지시했다.

피가 잔뜩 묻어 있는 비닐과 회색으로 변질된 것 같은 오염된 유골.

비닐 일부가 찢겨나가 굉장히 많이 훼손되어 있는 것이 무척 끔찍한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 * *

잠시 뒤, 경찰과 119구급대가 출동해 시신을 수습했다.

미랑마을 사람들도 몰려와 현장을 구경하기에 이르렀다.

시신은 물에 잠겨 있다가 어떤 연유에서인지 물가에 올라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비가 많이 와 수심이 깊어지며 떠오를 수도 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었다.

물론 자세한 것은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 되어야 알 수 있을 것이었다.

“어- 어어- 어- 예진아!”

이장은 비닐에 둘러싸인 시신을 보자마자 자신의 딸이라는 걸 직감했는지 인파를 뚫고 튀어나와 오열했다.

“아버님이신가요?”

경찰이 물었다.

하지만 이장은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대답하지 못하고 오열하다 그대로 혼절해 버리고 말았다.

백골이 되었지만 옷차림과 머리카락 같은 것으로도 자기 딸을 본능적으로 알아본 모양이었다.

현장에서 시신을 수습하며 보인 소견은 개방성 골절이 곳곳에서 발견되었다는 점이었다.

무릎과 대퇴부 쪽, 그리고 골반에 주로 골절이 일어난 것으로 보아 차에 치인 후 밟힌 것으로 추정이 된다고 했다.

그리고 법의학자들의 조사를 통해 승용차에 치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어 며칠 지나지 않아 경찰차와 같은 특수 범퍼에 부딪힌 것이라고 발표되었다.

이 내용이 보도가 되자 승현이 만났던 선배 경찰이 범인으로 즉시 체포되었다.

순찰을 하고 돌아오던 길에 박예진을 쳤는데 자신의 커리어가 무너질 것이 두려워 그녀를 유기했다는 진술도 이어졌다.

어떻게 수사가 되어 선배 경찰이 범인으로 지목되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곳을 오가는 경찰차는 미랑지구대 경찰차 말고 없는 만큼 특정하기가 쉬웠던 모양이었다.

소름 끼치는 것은 시신에서 냄새가 나서가 옷가지가 떠내려가는 것을 막기 위해 시신을 비닐로 꽁꽁 싸매고 물에 유기했다는 점이었다.

아마 물이 불어나며 시신이 다시 떠오르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던 모양이었다.

여기에 박예진의 핸드폰을 가지고 이장에게 직접 문자를 보내며 살아있는 척 연기를 했었다는 것은 그가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 * *

이번 특집도 본 방송을 타기 전에 뉴스를 통해 먼저 보도가 되었다.

그리고 그건 전처럼 [미스터리 탐사대]의 ‘바이럴 예고편’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다.

뉴스 보도로 이 사건이 세간이 알려진 후 후속 보도가 나올 때마다 승현은 이번 특집 촬영의 일부 장면을 클립으로 만들어 예고편 형식으로 너튜브에 업로드 했다.

덕분에 뉴스를 보는 사람들의 알고리즘을 타고 [미스터리 탐사대]가 노출 되었다.

그렇게 조금씩 계속 구독자와 조회 수를 모으던 중, 드디어 ‘라디오 귀신’ 특집이 방송을 타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역시 순간 시청률 20%를 기록하게 되었다.

사건 자체는 끔찍하지만 볼륨이 크지 않은 것에 비해서는 상당히 선전한 기록이 아닐 수 없었다.

여기에 등록된 너튜브 영상들도 100만 조회 수를 쉽게 넘어서며 채널 수익도 한 층 더 업그레이드 되는 계기가 되었다.

후일담으로, 방송을 탄 이후 몇몇 네티즌들이 천봉터널을 찾아가 라디오가 끊기는지 확인을 해본 모양이었다.

여러 커뮤니티의 댓글을 통해 그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 라디오 안 끊기던데.

- 전파 문제없음.

- 미탐 진짜 주작 방송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애초에 말이 되냐고 저 터널에서 라디오가 끊기는겤ㅋㅋㅋ

천봉터널에 들어가도 더는 라디오가 끊기지 않다보니 [미스터리 탐사대]가 조작한 것 아니냐는 여론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었다.

하지만 승현은 그곳에 떠돌던 박예진이 억울함을 풀면서 그런 기현상도 없어진 것이라고 확신을 하게 되었다